저녁 아홉 시면 시내 상가의 간판들도 시나브로 꺼지고, 흐릿한 가로등과 편의점 불빛만이 거리를 채우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밤늦도록 음악 소리와 노점 불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작은 공간만 있으면 차가 비집고 자리를 차지했고 노점이 들어선 길에는 어디서 쏟아져 나왔는지 사람들로 가득했지요. 일 년에 두 번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 봄 축제가 열렸습니다.





봄 축제가 가을 축제보다 규모도 크고 참가하는 사람들도 더 많다는데, 제가 서울로 유학(遊學)을 떠난 이후 생겨 그런지 별다른 추억이 없습니다. 그건 동생도 마찬가지더군요. 가을 축제엔 동생과 노점에서 술도 마시기도 했고, 어느 해인가 동생 친구는 고추 아가씨(고향 특산물이 고추입니다.)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일교차가 꽤 커서 낮은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덥고, 저녁은 제법 선선해서 외투를 걸치고 나가야 합니다.

 

삼촌! 우리 나가요!”

 

금요일 저녁 외갓집에 놀러 온 조카들은 시장 한켠에 자리 잡은 놀이기구를 신나게 탔는데, 다음날 깨자마자 거기 다시 가자고 성화를 부렸지요. 날이 뜨거우니 저녁때 나가자 해도 고집을 피우더니 얼마 안 있어 삶은 달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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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이 났던 건 소음이었습니다. 귀청을 울리는 시끄러운 공연이 늦은 시각까지 이어지다 자정 무렵에 이르러서야 잠잠해졌습니다. 밤늦도록 쿵쾅대는 음악 소리는 사람의 신경을 꽤 거슬리게 하더군요.